Jay's 무한 Story ♬

군대에서 나이지리아전을 어떻게 봤을까?! 본문

스포츠

군대에서 나이지리아전을 어떻게 봤을까?!

Mr.Jay 2010. 6. 24. 15:30



군대...

그곳은 10시가 되면 무조건 '생활관 소등하겠습니다!! 편희 쉬십쇼!!' 라는 말과 함께 10시 30분 까지 유동병력이 없는 TV 시청이란 전혀 없는 그런곳이었다. 

하지만 그 다음날 새벽 3시에는!

남아공 월드컵! 한군 VS 나이지리아가 16강을 걸고 마지막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군대...

그곳은 축구와 군대와 여자 이야기면 24시간 말 한번 끊기지 않고 즙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런곳이었다.

그렇기에 대한민국 축구경기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혈기왕성한 남정내들에게는 꼭봐야할 경기였다.

우선 당부(당직부사관)는 상황병에게 당직사령이 상황실을 나오는 그 순간 생활관으로 즉시 전화를 달라고 했다. (생활관과 상활실이 거리가 좀 있었음)

그리고 생활관 창문에 커튼이 없기에 그 대신 모포로 외부로 노출 될 빛을 방지 하였다.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B조 마지막 경기만 기다리면 된다.

문제는 시간이다. 새벽 3시 30분에 시작하는 경기... 아무리 중요한 축구더라도 졸린건 어쩔수 없다.

다음날 또 일과를 시작해야될 뿐더라 괜히 날밤새서 티나면 축구봤다고 혼날지도 모른다.

불침번에게 3시가 되면 축구 보고싶은 사람들 다 깨워 달라고 해놓고 빨리 잠에 들었다.

드디어 3시 30분! 축구는 시작 됐다.
지성이형 보고있는 군인들! ㅋ(합성)

긴장되는건 축구를 봐서 긴장되는 것 뿐만 아니라. 당직 사령이 순찰 돌다가 걸리면 우린 X된다 라는 생각에

손에 땀을 쥐고 경기를 지켜봤다.

한국은 나름 잘하고 있었다. 차두리가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드디어 또 다시 차범근 컨트롤이 뜨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켜봤지만... 차두리의 실수로 우린 첫골을 먹혔다. 우린 다 같이!!

'아놔!!! 배터리 방전됐나?!'

우린 한숨을 쉬며 또 다시 불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봐야됐다.

생활관은 어두웠다. 밝은 곳은 오직 TV뿐! 소리도 없었다. 소리는 2에서 4정도를 맞춰 놨기때문에 거의 들리지가 않았다.

정막한 환경 속에서 축구를 조마조마하게 지켜봤다. 그순간!!

골!!!!!!
출처: 연합뉴스

연합뉴스


어떤 XX병사 한명이 소리를 크게 질렀다. 우린 모두 깜짝 놀라서 그녀석 입을 막았고 "미쳤어?!! 조용히해!!" 하며 벌렁 거리는 마음으로 이정수의 골을 기뻐했다!!

'키득키득' 이라는 소리밖에 못냈다. 큰 소리로 대!!! 한!!! 민!!! 국!!! 이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축구고 뭐고 관심없다 하며 잠을 청하고 있는 전우가 있기에... 차마 못했다.

후반전 시작... 난 화장실을 갔다왔다.

소리를 지르진 않았지만 쿵쾅쿵쾅 하는 소리를 들었다. 

골이야?! 하면서 가보니 박주영이 골을 넣었다. 리플레이로 보니 정말 대단했다.

그리고 박주영은 아르헨티나와 했을때의 자살골의 한이 남아있었는지 엄청난 소리를 지렀다. 

내가 본 박주영은 골을 넣을때면 언제나 팔을 쭉 벌리며 비행기 처럼 날개짓을 하는모습밖에 못봤다. 

처음이다 그가 소리지르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현재 스코어 (한국)2:1(나이지리아) 우리가 이기고 있었다. 

이기면 16강이다!! 

몇분뒤!! 상황병에게서 전화가 왔다. 사령이 순찰돌러 나갔다고... 

아놔... X됐다 하면서 빨리 자리에 가서 자는척을 했다. 

당직사령이 왔다. 

당부: 충성!! 근무중 이상무!! 

사령: 어~ 그래~ 수고한다~ 그런데 니들 축구 안보냐? 

당부: 예!! 안보고 있습니다! 

사령: 왜 지금 중요한때인데 축구 보지 않고? (헐... 레알?!)

당부: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사령: 그래? 그럼 수고해라! 

당부: 예!! 충성!! 

'아오 빡쳐!!' 사령님께서 진심으로 우리를 위해서 그렇게 말한건지 아니면 우리를 놀리려고 그런건지는 모르지만....

정말 어이가 없었다.

당직사령이 상황실로 돌아올때까지 우리는 TV를 못본다.

상황병이 전화를 안한다.

10분 20분을 기다려도 전화가 안온다. 환장할 노릇이다. 

마침내 전화가 왔다. 

후반전이 벌써 30분이 지났다. 헉! 그런데 2:2다?! 

뭐야?! 어떻게 된거야?! 

염기훈이 교체되고 김남일이 들어왔는데 들어오자마자 반칙을 해서 패널티킥을 주고 말았던것이다. 

답답하다 정말 이래가지고 16강 가겠나?! 했는데 다행히도... 

아르헨티나 2군 분들이 감사히 그리스를 발라주시고 있었다. 

좋았어! 하면서 동점이라도 되라!! 라는 기도와 함께 서로 침묵속에서 응원했다. 

후반전 끝! 2:2 동점...

대한민국 원정 최초 16강 진출!!! 

너무나도 기뻤다. 그렇지만 해가 뜨고 있었다. 

기상나팔이 울리는 시간은 6시...

남은 시간은 30분 졸렸지만 너무 흥분해서 잠을 잘수가 없었다.

배도 고팠다. 응원한 애들끼리 다같이 뽀글이를 해서 라면을 먹고 기쁜 하루를 맞이했다.

대한민국 화이팅!!!
 
우루과이 별거아닙니다!!! 꿈은 또다시 이루어집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스포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극전사 세금은 박지성 28억, 박주영은 0원 ?!  (0) 2010.06.17
Comments